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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식빵 자작극 사건,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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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빵 자작극 사건은 2010년 12월 23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쥐가 들어간 밤식빵의 사진이 올라오며 발생한 사건입니다.

발단

2010년 12월 23일 새벽, 디시인사이드의 과자, 빵 갤러리(약칭 ‘과빵갤’)에 한 게시글이 올라옵니다. ‘빵에서 쥐가 나왔는데 신고하면 벌금 얼만가요?’라면서 파리바게뜨에서 구입한 밤식빵 영수증과 죽은 쥐가 통째로 들어간 밤식빵 사진이 첨부되어 있었습니다.

전개

글이 올라오자마자 늦은 새벽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소문은 삽시간에 퍼졌고, 파리바게뜨의 이미지는 일시적으로 실추되었습니다. 그래서, 뚜레쥬르 등 경쟁업체가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예측과는 달리 파리바게뜨만이 아니라 제빵업계 전체가 타격을 입었습니다. 쥐식빵 게시글을 접한 사람들은 파리바게뜨를 가지 않는 게 아니라 아예 빵집을 가지 않는 반응을 보였고, 이는 파리바게뜨 뿐만이 아니라 뚜레쥬르 등 경쟁업체의 매출까지 나란히 타격을 입는 상황으로 이어졌습니다.

제빵업계 전체가 쥐식빵 사건의 영향으로 크리스마스 대목을 망쳤다며 볼멘소리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특히 쥐식빵 게시글의 당사업체로 지목된 파리바게뜨에서도 법적대응을 시사하기에 이릅니다.

위기

그런데, 쥐식빵 게시글에 수상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 첫 게시글 작성 이후 작성자의 행보가 너무 조용했다는 점입니다.
    그런 일을 겪으면 할 말이 많을 텐데 작성자는 추가 게시글을 올리지 않고, 소비자보호원에 고발하거나 본사에 연락을 취하는 등의 일도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 쥐가 너무 잘 보이도록 절묘하게 빵이 갈라져 있다는 점입니다.
    사건이 절묘하게 빵집들이 대목을 노리는 크리스마스 직전에 터진 것은 차치하더라도, 먹는 도중에 발견했다는 점 치고 중간에 박힌 쥐가 너무 잘 보이게 빵이 갈라져 있었습니다. 중간을 갈랐더니 우연히 그 자리가 쥐가 잘 보이는 위치일 수도 있었겠으나, 그렇다면 빵을 가르자마자 발견했다는 이야기이니 ‘먹는 도중에 발견했다’는 말과 앞뒤가 맞지 않게 됩니다.
  • 빵을 구입한 시간과 게시글을 올린 시간 사이의 간격이 4시간 정도로 너무 길다는 점입니다.
    만약 빵을 구입하자마자 뜯어봤다면 왜 쥐를 발견한 지 4시간이나 지나서야 글을 올렸는지 설명이 안 되고, 사온 지 4시간이 지나서 뜯어봤다면 추운 날에 어린아이가 직접 사올 정도로 먹고 싶었던 빵을 왜 사 놓고 4시간이나 놔뒀는지 의문이 생기게 됩니다.
  • 인터뷰 시점까지도 빵을 증거자료로 제출하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 제조공정상 밤식빵 반죽에 쥐가 들어간 것을 모르고 굽기는 불가능하다는 점입니다.
    밤식빵은 본사에서 가져오는 반죽을 넓게 편 뒤 그 위에 밤을 뿌려서 넣는 방식으로 만들기 때문에 큰 쥐가 반죽 안에 들어가 있었을 경우 반죽을 펼치면 확 드러나게 되므로 그걸 모르고 굽기는 불가능합니다. 즉 일부러 쥐를 집어넣지 않는 이상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이렇듯 수상한 점이 지적되며 진위를 의심하는 분위기가 짙어지자 게시글 작성자는 동영상 인터뷰를 하게 됩니다.

절정

쥐식빵 게시자의 인터뷰 이후에도 진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사건이 일어난 파리바게뜨 매장 내부에서 촬영된 CCTV를 본 한 주민의 증언으로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됩니다. 영수증에 찍힌 시간대를 조회해 보니 한 소년이 밤식빵을 사가는 장면이 포착되었고, 주변인들을 토대로 탐문수사를 벌인 결과 CCTV 속 소년의 인상착의가 경쟁 빵집 주인의 아들과 매우 흡사하다는 증언이 나옵니다. 결국 사건 당일 파리바게뜨 매장에서 밤식빵을 사간 문제의 소년은 경쟁 빵집 주인의 아들로 판명됩니다. 쥐식빵 게시글을 쓴 사람은 경쟁 빵집 주인의 남편이었던 것입니다.

이 사실이 밝혀지면서, 쥐식빵 사건의 자작극 의심은 더욱 확신으로 굳어지게 됩니다. 빵집을 하는 사람이 굳이 자신의 빵집을 놔두고 경쟁 빵집의 빵을 사먹었다는 점인데, 그것도 방식빵과 같은 일반적인 빵이라면 더더욱 경쟁 빵집의 빵을 사먹어야 할 이유가 없어집니다.

추가 수사 결과, 문제의 쥐식빵 게시글은 PC방에서 작성되었으며, 도용된 개인정보를 이용해 만든 아이디로 작성된 것으로 판명됩니다.

결말

사건으로부터 1주일이 지난 12월 30일, 쥐식빵 게시글 작성자는 경찰에 자수하면서 쥐식빵 사건이 자작극임을 시인하게 됩니다.

이 때 쥐식빵의 실체가 드러나는데, 끈끈이 쥐덫으로 쥐를 잡은 뒤 이를 냉장고에 보관해 두었다가 제빵사가 퇴근한 틈을 타 밤식빵 반죽에 쥐를 넣고 제빵실에서 몰래 만든 것으로 밝혀집니다. 그리고,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문제의 쥐식빵과 파리바게뜨의 밤식빵, 범인 빵집의 밤식빵을 교차 분석한 결과 쥐식빵은 범인이 직접 만든 것이 맞다는 결론이 도출됩니다.

사건의 여파

이 사건은 파리바게뜨를 포함 전국 여러 빵집들의 크리스마스 대목을 망쳐버렸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새해 대목까지 망쳐버리게 되었습니다. 또한, 범인의 아내가 운영하던 빵집은 이듬해 1월 초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범인은 17억원대의 소송에 휘말리게 되었고, 1심에서 징역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다만 항소심에서 1년 2월로 감형되었고,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되었습니다.

남을 저주하려면 무덤 두 개를 파라.
― 일본 속담

쥐식빵 자작극 사건의 범행 동기가 밝혀지는데, 범인 빵집이 있던 구역에서 큰 길 건너편에 있던 파리바게뜨의 점주가 범인 빵집 근처에 있는 초등학교 옆 건물에 2호점을 새로 입점하면서 손님이 분산되었고, 당연히 범인 빵집의 매출은 감소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범인은 눈엣가시 같았던 2호점을 철수시키기 위해 크리스마스 대목을 앞두고 자작극을 벌인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시도는 결과적으로 파리바게뜨 뿐만이 아니라 범인 빵집을 포함한 빵집 전체에 타격을 입히는 어리석은 시도였을 뿐만 아니라, 수상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지적이 제기될 정도로 너무나도 어설펐기 때문에 자작극임이 들통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았습니다.
인근의 파리바게뜨 2호점을 철수시키려다 도리어 범인 빵집이 폐업하면서 실패로 끝난 자작극은 범인과 그 가족의 인생까지 모두 망치는 자충수가 되었습니다. 그 반면, 정작 범인이 철수시키려 했던 2호점은 범인 빵집의 손님까지 전부 흡수하면서 호황을 누렸습니다.

tvN의 알쓸범잡 2에서 방영된 쥐식빵 자작극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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