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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3년 문제,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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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3년 문제는 음력 윤달 넣는 규칙이 충돌하는 문제입니다.

윤달을 배정하는 규칙은 다음 두 가지 규칙이 있습니다.

  1. 음력 기준 12중기가 들지 않는 달(무중월)을 윤달로 하되, 무중월이 복수 개인 경우 첫 무중월을 윤달로 한다.
  2. 동지가 든 달은 음력 기준 11월이 되어야 한다.

여기서 12중기라 함은 24절기 중 춘분을 기준으로 태양 황경이 30도 단위인 우수, 춘분, 곡우, 소만, 하지, 대서, 처서, 추분, 상강, 소설, 동지, 대한을 말하는 것이고, 나머지를 12절기라고 합니다. 위에서 규칙 A가 중기가 들어가지 않는 달을 윤달을 배정하는 ‘무중치윤법’입니다.

그런데, 2033년의 상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음력 월
(양력 날짜)
중기 무중월 제1안 제2안
07.26. – 08.24. 처서(08.23.) N 7 7
08.25. – 09.22. Y 윤7 8
09.23. – 10.22. 추분(09.23.) N 8 9
10.23. – 11.21. 상강(10.23.) N 9 10
11.22. – 12.21. 소설(11.22.)
동지(12.21.)
N 10 11
12.22. – 01.19. Y 11 윤11
01.20. – 02.18. 대한(01.20.)
우수(02.18.)
N 12 12

규칙 A를 지키기 위해 제1안대로 7월 뒤의 무중월에 윤달을 배정하게 되면 동지가 든 달이 음력 10월이 되어 규칙 B가 깨지게 되고, 그렇다고 규칙 B를 지키기 위해 11월 뒤의 무중월에 윤달을 배정하게 되면 규칙 A가 깨지게 됩니다.

일본에서는 메이지 유신 이후 음력을 폐지하면서 황가의 제사 등에서 제한적으로 음력을 사용하는데, 일본에서 전통적으로 사용하던 음력 규칙은 2월 추분, 5월 하지, 8월 추분, 11월 동지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또한 2033년에 문제가 되는데, 7월 뒤에 윤달을 넣으면 추분이 8월이지만 동지가 10월이 되고, 11월 뒤에 윤달을 넣으면 동지가 11월로 맞춰지지만 이번에는 추분이 9월이 됩니다. 즉 윤7월와 윤11월 중 어느 안을 고르더라도 추분과 동지를 모두 맞출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시헌력에서는 음력 11월을 동지가 있는 달로 고정하고 다음 동지가 음력 기준 13개월 뒤에 나타날 경우 첫 무중월을 윤달로 하는 설을 취하고 있습니다.

한국천문연구원에서는 제1안대로 7월 뒤에 윤달을 넣는다고 발표했으나, 이후 제2안대로 11월 뒤에 윤달을 넣는 것으로 잠정 수정했습니다. 네이버 달력 기준 2033년 달력을 검색해 보면 11월 윤달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이에 따르는 문제로, 2033년 윤달을 제1안대로 7월 뒤에 넣느냐 제2안대로 11월 뒤에 넣느냐에 따라 추석의 날짜가 달라지는 문제가 있습니다. 만약 7월 뒤에 윤달을 넣으면 양력 10월 7일이 추석이 되고 11월 뒤에 윤달을 넣으면 추석이 한 달 앞당겨져서 양력 9월 8일이 추석이 됩니다. 9월 초의 경우는 아직 늦더위가 남아있을 때이지만 10월 초로 가면 선선한 가을로 접어듭니다. 때문에, 추석이 9월 초가 되느냐 10월 초가 되느냐에 따라 제수용품으로 쓰이는 농산물(사과, 배, 햅쌀 등)의 출하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본 블로그의 파이썬으로 음력 및 양력 날짜 변환하기 포스트에 소개된 라이브러리에서는 2033년 윤11월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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