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란 문자는 거란족이 세운 옛 나라 요나라에서 사용하던 문자입니다. 한자를 참고하여 만들어졌기 때문에, 모양이 한자를 닮았습니다. ‘거란 대자’와 ‘거란 소자’의 두 가지로 나뉩니다.
거란족은 거란 문자로 작성된 문서를 외국으로 유출할 경우 사형에 처할 정도로 문자의 외부 유출을 엄격히 금지하는 등 폐쇄적인 어문 정책을 고수했고, 요나라가 여진족의 금나라에게 밀리고 몽골의 침입까지 받으며 기록이 상당부분 유실되었습니다. 그런 탓에 거란 문자가 발굴된 뒤에도 해독이 지지부진한 상태입니다. 그나마 거란 소자의 연구가 많이 진척되어 거란 대자보다 더 많이 해독이 된 상태입니다.
거란 대자
거란 태조 야율아보기가 만든 문자입니다. 한자를 참고하여 만들어졌으며, 한자처럼 글자 하나가 각자 한 가지 뜻을 나타내는 표의 문자였습니다. 그런 탓에 쓰기가 불편했고, 세월이 흐를수록 거란 소자보다 비중이 줄어들었습니다. 대략 1,600여 글자가 발견되었으나, 약 10% 정도인 118자만 해독된 상태입니다.
거란 소자
야율아보기의 동생 야율질라가 기존의 거란 대자를 개량하여 만든 문자입니다. 위구르의 사자로부터 배운 위구르 문자를 참조한 것으로 전해지며, 거란 대자와 마찬가지로 한자를 닮았습니다. 그러나 거란 대자와는 다르게 표음 문자입니다. 약 378개의 낱자가 있으며, 한글처럼 낱자를 음절 단위로 합쳐서 쓴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요나라 중기 무렵부터 거란 소자의 비중이 거란 대자를 넘어섰으며, 요나라 말기까지도 거란 소자가 거란 대자보다 더욱 많이 쓰였습니다.
이 사진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중인 동제(거란문자)명 원형경으로, 거울 표면에 보이는 한자를 닮은 문자가 거란 소자입니다. 한때 여진 문자로 잘못 알려져 있었으나, 이후 거란 문자인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𘭔𖿤𘭢 𘲽𘱸
𘰷𘭴 𘰝𘲚𘲦 𘲲𘯴𘱆 𘳍𘰄 𘰴𘳍𘰄
𘬜𘭞𘰷 𘬜𘭞𘰷 𘲀𘭞𘭟 𘲀𘭞𘭟 𘱓𘮯𘮡
𘬹𘯺𘮢 𘬥𘳍𘰄 𘲽𘲜 𘲫𘱮 𘮡𘱆
𘰺𘰂𘮅𘲚𘲴 𘬥𘱛 𘰭𘲣𘰥 𘭐𘰱 𘰺𘯜𘯺
𘮠𖿤𘱤 𘰺𘮢𘲆𘭢 𘯺𘮅𘭂𘯢 𘲜𘱤𘬚
𘰭𘱀 𘬜𘳍𘰄
이와 관련하여, 유튜버 향문천의 영상을 첨부합니다.
아이신기오로 울히춘의 해석과 향문천의 해석(오타케 마사미의 연구에 기반)이 다른 이유는 거란 문자의 해독이 지지부진하여 학자마다 견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유니코드
유니코드에는 현재 거란 소자가 U+18B00 – U+18CFF 구간에 등록되어 있습니다. 거란 대자는 연구가 덜 되어 등록 계획만 있을 뿐 아직 등록되지는 않았습니다. 만약 거란 대자가 유니코드에 등록된다면 U+19200 – U+199FF 구간에 등록될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 유니코드 문자표 18800-18FF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