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X(Machines with Software eXchangeability) 컴퓨터는 1980년대에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와 일본 아스키가 제창한 8비트 컴퓨터의 통일 규격의 컴퓨터로, 아스키의 니시 카즈히코(西 和彦)가 마이크로소프트 일본 사업부에 있던 시절 수많은 기종의 컴퓨터들이 난립하여 소프트웨어 간 호환성 문제가 대두되자 이를 해결할 방안으로 고안하였습니다. ‘소프트웨어 호환성을 갖는 기기’라는 뜻에 걸맞게 MSX 규격의 컴퓨터들 사이에서는 기본적으로 소프트웨어 호환성이 보장되었습니다.
1983년 MSX1을 시작으로 1985년 MSX2, 1988년 MSX2+에 이어 1990년 8비트/16비트 겸용 규격인 MSXturboR이 발표되었습니다. 1980년대에는 본고장인 일본을 포함하여 유럽, 중동, 남미 등에서도 팔려나갔고, 우리나라에서는 대우전자와 삼성전자, 금성사(현 LG전자)가 MSX 컴퓨터를 만들어 유통하였습니다. 특히 대우전자는 MSX 컴퓨터를 주력 상품으로 삼아 MSX 아키텍처를 채택한 게임기인 재믹스와 MSX2 기반의 컴퓨터인 IQ-2000을 출시하기까지 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교육용 PC 사업으로 8비트 컴퓨터 시장이 사양길을 걷기 전까지 MSX는 Apple II+ 호환기종, 삼성 SPC 시리즈와 함께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MSX 컴퓨터에 사용된 CPU는 미국 자일로그 사의 Z80으로, 인텔 8080과 바이너리 수준의 호환성이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MSXturboR에서는 Z80 호환 원칩인 R800을 사용합니다.
우리나라에서 MSX 하면 왠지 게임기라는 인식이 있지만 본래 MSX는 범용 컴퓨터이며, 별도의 롬팩을 장착하지 않고 디스크에 DOS가 없을 경우 BASIC이 구동됩니다. 비단 MSX 뿐만이 아니라 당대 컴퓨터에는 ROM에 BASIC이 기본으로 장착된 경우가 일반적이기는 했습니다. MSX BASIC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개발하였기 때문에 IBM BASIC이나 GW-BASIC과 문법 등에서 유사점이 많습니다.
그래서 당시 우리나라에도 MSX BASIC 학습 서적이 출간되었으며, ‘컴퓨터학습’이라는 컴퓨터 전문 잡지에서도 MSX 관련 지식을 다루기도 했습니다. 본고장인 일본에서는 MSX 매거진(MSXマガジン), MSX-FAN 등의 잡지가 인기를 끌었습니다.
MSX의 역사는 마쓰시타 전기가 MSX 사업을 접은 해인 1995년을 끝으로 막을 내렸지만, 오랜 기간 사랑받았던 컴퓨터 규격인 만큼 당시를 추억하는 동호인이 아직 많이 남아 있어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필자도 MSX를 좋아합니다.) 2023년 MSX 에뮬레이터가 탑재된 ‘MSX0 Stack’이라는 IoT 컴퓨터가 출시된 바 있습니다.
관련 링크
- 네이버 카페 구닥동 – https://cafe.naver.com/paramsx
- MSX Resource Center – https://www.msx.org/
- MSXdev – https://www.msxdev.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