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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피해호소인이 아닙니다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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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사건 4주기에 부쳐 예전에 도서관에서 읽었던 책 <나는 피해호소인이 아닙니다>의 리뷰를 남깁니다.

박원순 성폭력 사건
피해자가 살아낸, 끝날 수 없는 생존의 기록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미련했습니다. 너무 후회스럽습니다. 맞습니다. 처음 그때 저는 소리 질렀어야 하고 울부짖었어야 하고 신고했어야 마땅했습니다. 그랬다면 지금의 제가 자책하지 않을 수 있을까, 수없이 후회했습니다. 긴 침묵의 시간, 홀로 많이 힘들고 아팠습니다. 더 좋은 세상에서 살기를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꿈꿉니다. 거대한 권력 앞에서 힘없고 약한 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공정하고 평등한 법의 보호를 받고 싶었습니다.”
(2020년 7월 13일, 국민들에게 최초로 발표된 박원순 성폭력 피해자의 목소리)

이 책 『나는 피해호소인이 아닙니다』는 박원순 위력 성폭력 사건 피해자인 김잔디 씨(가명)가 자신이 입은 피해 내용, 고소에 이르게 된 과정, 박 시장 죽음 이후에 끊임없이 자행된 2차 가해의 실상, 그로 인한 상처를 극복한 과정, 그 생존의 기록을 담은 책이다.

저자 김잔디는 책 속에서 서울시장 비서로 일하게 된 경위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책에 기술된 내용에 따르면 저자는 2015년 서울시 공무원으로 발령받아 서울시 산하기관에서 근무하던 중, 갑자기 서울시장 비서직 면접을 받으러 오라는 연락을 받는다. 본인이 지원하지도 않았기에 좀 의아한 가운데 면접을 보았고 다음다음 날 시장 비서실로 출근하라는 통보를 받아 근무를 시작한 것이 2015년의 일이다. 이후 전보 발령을 받는 2019년 중반까지 저자는 4년 넘게 박원순 시장 비서로 일하면서 박 시장의 일정 관리를 맡게 되는데, 간식 준비, 낮잠 깨워드리기, 손님 다과 준비, 시장 서한 발송, 박 시장 가족의 장보기, 박 시장이 장복하는 약을 대리처방으로 타오는 일 등이 그에게 부여된 업무였다.

저자는 박 시장이 사적으로 부적절한 연락을 해오기 시작한 시점이 2017년 상반기부터였다고 정확히 기억하면서 2018년 9월 시장 집무실에서 있었던 박 시장에 의한 성추행의 구체적인 내용을 비롯해 4년간 지속된 성적인 가해의 실태를 밝힌다.

― 공식 소개글


2020년 7월 9일, 그 사건은 온 대한민국을 뒤흔들었습니다. 박원순 당시 서울시장의 실종은 마른 하늘에 날벼락처럼 일어났고, 그 다음날 자정에 박 시장의 시신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언론에 대서특필되며 큰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거기에 더해 그 배경에는 박 시장이 여비서를 상대로 권력형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미투’ 의혹이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 충격은 더욱 커졌습니다. 이 사실이 알려진 후 박 전 시장의 극렬 지지자들이 피해자를 향해 비난의 화살을 퍼붓는가 하면 각종 가짜 뉴스가 난무하고 ‘피해호소인’이라는 호칭까지 나오는 등 계속되는 2차 가해로 인하여 피해자의 정신적 고통은 더욱 가중되었습니다. (당시 박원순 전 시장은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지지층이 있었습니다.)
이듬해인 2021년 1월, 국가인권위원회는 여러 증거들을 종합해 보았을 때 박 전 시장의 행동은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내렸고, 이에 박 전 시장의 유족 측이 이 결정이 부당하다며 취소소송을 제기했으나 2022년 11월 서울행정법원은 이를 기각했으며, 2025년 2월 서울고등법원 또한 유족 측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현재 소송 진행중)

이 책은 김잔디(가명)가 박 전 시장의 비서로 일하면서 겪은 성폭력 피해 사실과 고소까지 어려운 결정을 하게 된 계기, 그리고 박 전 시장의 사망 이후 극성 지지자들로부터 근거 없는 비난을 받는 등 숱한 2차 가해로 인해 겪은 고통의 나날들과 이를 이겨낸 이야기를 솔직담백하게 담았습니다. 이 과정이 1부에서 5부까지 다섯 파트에 걸쳐 서술되어 있고, 부록으로 가족의 목소리와 더불어 인간 박원순을 감히 이해해보려 노력했다는 에필로그도 실려 있습니다.

클리앙 등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아직도 박 전 시장의 결백을 주장하는 모습이 보이고 있습니다. 거기에 더해 피해자를 비난하는 모습도 가끔 보이고 있으니 참으로 마음이 서글퍼지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과거의 평범했던 삶으로 돌아가기를 염원하는 김잔디씨의 삶을 응원하며,
박원순 사건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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